이동순 교수 옛노래 칼럼

이동순의 그 시절 그 노래(22)이동근의 ‘고향의 모정’ 2016-11-30 농민신문

가포만 2016. 12. 17. 10:43

“어머니!” 부르기만 해도 눈물나는 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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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사 한 구절이 듣는 이의 마음을 크게 울리고 사무치게 할 때가 있습니다.

 ‘고향의 모정’(반야월 작사, 이인권 작곡, 이동근 노래, 1968)이 바로 그러한 느낌을 갖게 하는데요. 찬바람으로 마음까지 시린 초겨울에 이 노래는 우리 가슴을 울컥 요동치게 합니다. 

어머님이 보내주신 털내의 하나 / 이 아들은 받아들고 눈물집니다 /외로운 타향에도 봄이 오면은 /고향에 진달래도 곱게 피겠지 / 아아아아 풀냄새 흙냄새여 고향의 모정 / / 어머님이 불러주신 꿈에 자장가 /울지 말고 잘 자라고 들려옵니다 /성공을 앞세우고 돌아가는 날 / 어머님 등에 업고 효도하오리 / 아아아아 물소리 새소리여 고향의 모정  

 - ‘고향의 모정’ 전문

어머님은 언제나 고향을 지키시고, 아들딸네들은 객지에서 삽니다. 그런데 자녀들이 제 앞가림도 하기 어려운 형편일 때 어머님들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집니다. 입동이 지났는데 아직도 여름옷 입고 있는 건 아닌지, 끼니는 제대로 잇고 다니는지 모든 것이 걱정근심입니다.

어머님께서는 밤잠을 설치며 털실로 아들의 내의를 짜서 부칩니다. 그러고선 서툰 글씨로 “얘야, 부디 밥 굶지 말아라. 감기 조심해라.” 짧은 편지를 써서 함께 넣으셨네요. 그 작은 소포를 받아들고 도시의 자녀들은 어머님 사랑과 정성을 생각하며 눈물짓습니다.

2절에서는 더욱 가슴이 아리는 정경이 등장합니다. 자녀들은 꿈속에서도 어린 시절에 불러주시던 자장가를 듣습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성공해 선물을 사들고 감격의 귀향을 할 그날만을 생각합니다.

‘어머님 등에 업고 효도하오리’란 대목에서 우리는 일본의 국민시인 이시카와 타쿠보쿠(石川啄木, 1886~1912)의 시작품 ‘우스개 삼아’를 떠올리게 됩니다. “우스개 삼아 엄마를 업었으나 / 그 너무 가벼움에 눈물겨워져 / 세 발짝도 못 걸었네”

 여러 해 만에 고향에 돌아간 아들이 반가움에 겨워 어머니를 등에 장난삼아 업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애처롭습니다. 종잇장처럼 가벼워서 코끝으로 뚝뚝 눈물 흘리며 세 걸음을 채 내딛지 못합니다.

 나를 낳으시고 산후조리를 못한 채 열달 만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오늘따라 너무 그립습니다. 살아만 계신다면 어머니를 등에 업고 방안을 빙빙 돌아보기라도 할 텐데요. 

 이동순<한국대중음악힐링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