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순 교수 옛노래 칼럼 192

이동순의 가요이야기 .1 두 얼굴을 지녔던 최초의 직업 가수, 채규엽 (상) 영남일보 2007-02-15

노래, 특히 가요는 시대적 애환을 가장 잘 담고 있는 대중 문화의 한 장르로 불린다. 지난날 우리 민족은 암울했던 일제식민지 시대나 혼란했던 해방공간의 삶, 6·25전쟁의 처절했던 순간들을 노래를 통해 표현하고 달래왔다. 그래서 대중가요는 일시적 유행가가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

이동순의 가요이야기 .2 두 얼굴을 지녔던 최초의 직업 가수, 채규엽 (하) 영남일보 2007-03-08

채규엽은 대중의 높은 지지와 사랑을 받으면 받을수록 이상하게도 일그러진 인격으로 변모해갔다. 그 과정을 과연 무엇으로 설명해 낼 수 있을까. 자신에게 엄청난 성원을 보내준 대중에 애정 어린 보답을 하는 것이 진정한 예술인의 모습이 아닐까. 그러나 채규엽의 경우 사뭇 광기가 ..

이동순의 가요이야기 .3 대중예술의 두 장르를 넘나든 가수, 강홍식

"봄은 왔네 봄이 와 숫처녀의 가슴에도/ 나물 캐러 간다고 아장아장 들로 가네/ 산들 산들 부는 바람 아리랑타령이 절로 난다. 흥…" 1934년 발표된 '처녀총각', 이 한 곡으로 강홍식은 배우 경력을 가진 인기 레ㅗ드 가수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가수 강홍식(1902∼71)은 맨 처음 배우로서..

이동순의 가요이야기 .4 식민지의 한과 슬픔 걸러준 哭婢(곡비), 전옥 영남일보 2007-04-05

그의 자식들은 모두 남과 북의 영화계를 대표하는 스타가 되었다. 영화배우 최민수는 전옥의 외손자이며, 그 어머니 강효실은 강홍식과 전옥 사이에서 난 딸이다. 북한의 대표적인 배우 강효선도 강효실과 자매간이다. 1950년대 대구에는 제법 이름 있는 극장들이 있었다. 당시 10대 후반..

이동순의 가요이야기 .6 한국인의 정체성을 일깨워준 가수, 선우일선 영남일보

기생을 다른 말로 해어화(解語花)라 부르는 것을 아십니까? 말귀를 잘 알아듣는 꽃이란 뜻입니다. 이 해어화들은 조선의 전통 궁중가무 개척자들이요, 선구자였습니다. 1930년대 식민지 조선의 전역에는 권번이 개설 운영되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서도 평양권번의 명성은 드높았습니다. ..

이동순의 가요이야기 .7 슬픈 유랑의 사연을 들려준 가수 강석연 영남일보 2007-05-31

강석연의 '방랑가'를 다시금 귀 기울여 들어보면 넋을 놓고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아득한 눈보라 벌판을 걸어가는 한 사내의 모습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 노래는 가파른 세월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살아가는 한 지식인의 반성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그렇게 무대책으로 살아서..

이동순의 가요이야기 .8 막간가수, 이애리수 영남일보 2007-06-14

자신의 몸속에 갈무리된 이른바 '끼'라는 것은 아무리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억누르고 제압하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지요. 줄곧 무대 위에서 활동하는 배우나 가수들이야말로 이 타고난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그 재주를 뽐내어야 비로소 대중적 스타로서의 성공을 기대..

이동순의 가요이야기 .9 식민지 백성의 설움 노래한 가수, 고복수 영남일보 2007-06-28

기어이 전집물을 들고 서울 시내 다방을 떠돌며 "저 왕년에 '타향살이'의 가수 고복수입니다"라면서 눈물 섞인 목소리로 서적외판원이 되었던 슬픈 장면을 되새겨 봅니다. 그는 자신의 은퇴공연 무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수 생활 26년 만에 얻은 것은 눈물이요, 받은 것은 설움이외..

이동순의 가요이야기 10 가요 황제'로 불린 가수 남인수 영남일보 2007년

우는 소리가 마치 피를 토하듯 처절한 느낌으로 들린다고 해서 자규(子規)란 이름으로 불리던 새가 있었지요. 자규란 두견새, 접동새란 이름으로도 불리던 소쩍새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옛 선비들은 멸망한 왕조의 슬픔을 이렇게 새 울음소리에 견주어 표현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