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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東洵 교수의 歌謠 이야기 (11)-고물상에서 찾아낸 金順男의 광복 기념 가요 월간 조선 2001년 12월호

고물상에서 찾아낸 낡은 음반 1980년대 후반의 어느 가을. 나는 충북 청주의 어느 고물상에서 낡은 음반을 뒤지고 있었다. 음반은 다른 허섭쓰레기들과 함께 고물상의 맨 구석에 쌓여 있었는데, 워낙 먼지가 많아서 건드릴 때마다 코가 매울 정도였다. 그 가운데서 나는 특이한 상표의 SP음..

李東洵 교수의 歌謠 이야기(10) - 「얼굴 없는 가수」 孫仁鎬 월간조선 2001년 10월호

낡은 전축과 LP판 4·19 혁명이 나던 무렵 나는 열 살의 소년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생으로 어느 날 길가에 서서 도로를 메우고 숨가쁘게 달려가는 데모 군중을 보았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바라본 그것은 하나의 성난 파도였다. 우르르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지축을 울..

李東洵 교수의 歌謠 이야기 - 우리 옛 가요에 나타난 돈 월간조선 2001년 9월호

金素月의 「돈 타령」 < 되려니 하니 생각/滿洲 갈까? 광산엘 갈까?/되갔나 안 되갔나 어제도 오늘도/이러 저러하면 이리저리 되려니 하는 생각> 이것은 詩人 金素月(김소월)의 「돈타령」이란 詩의 한 구절이다. 소월이 한창 落魄(낙백)하여 고향 부근에 머무를 때 신문판매업, 대금..

李東洵 교수의 歌謠 이야기 妓生을 노래하다 월간조선 2001년 8월호

시인 白石의 연인 妓生 진향 나는 일찍이 朝鮮券番(조선권번) 출신의 한 妓生(기생)을 만났었다. 기명은 眞香(진향). 시인 白石(백석)의 연인이었던 분. 말로만 듣던 妓房(기방)의 습속과 범절을 낱낱이 들려 주었던 여성. 이제 그녀는 이 세상에 없다. 그와 교유했던 지난 십여 년 동안의 ..

李東洵 교수의 歌謠 이야기(7) 滿洲 체험을 다룬 노래들 월간조선 2001년7월

동쪽은 두만강 간도살이 가는 물… 방황, 탄식, 저항의식 담아 滿洲(만주)란 지명은 만추리아(manchuria)에서 유래된 말이다. 대개 중국의 동북지역을 통칭하는 용어로 北으로는 大興安嶺 북부 산지에서 南으로는 長白山 산지에 이르기까지 광대하게 펼쳐져 있는 지역이다. 지금의 연변 조..

李東洵 교수의 歌謠 이야기(6) - 한국의 漫謠 월간조선 2001년 6월

해학·풍자 곁들인 익살스런 웃음 「漫謠(만요)」라는 이름으로 불려진 노래가 있다. 漫曲(만곡), 流行漫曲(유행만곡)으로 불려지기도 했던 이 노래는 한국의 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출현한 매우 특이한 노래로 당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 주었다. 대개 슬픔이면 슬픔 한 가지로, 혹..

李東洵 교수의 歌謠 이야기(5) 鐵道, 슬픔과 기쁨의 길 월간조선 2001년 5월

기관차를 통해 본 인간의 삶 港口(항구)가 머나먼 바다로 떠나는 분기점이라면 停車場(정거장)은 대륙으로 이동하는 시발점이었다. 선박은 지정된 항로를 따라 물 위를 유유히 떠나가지만 기관차는 일정한 궤도 위를 벗어나서는 안 되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이 鐵道(철도)의 역사는 19..

李東洵 교수의 歌謠 이야기(3) 歌王 南仁樹 월간조선 2001년 3월호

애수와 정감으로 둘러싸인 목소리 민족사의 가장 어려운 시기에 태어나 노래 한 가지로 민족의 고통을 쓰다듬고 위로해 주었던 가수 南仁樹(남인수·1918~1962). 오늘은 살아생전 너무도 유명했었고, 세상을 떠난 후에는 삶 자체가 하나의 神話(신화)가 되어버린 아름다웠던 歌客(가객)의 ..

李東洵 교수의 歌謠 이야기(2) - 白年雪과 「나그네 설움」월간조선 2001년 2월호

李東洵 詩人·영남대 국문과 교수 1950년 경북 김천 출생.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詩 당선, 198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 제5회 신동엽 창작기금 수상. 시집 「개밥풀」 「물의 노래」 등. 저서 「민족시의 정신사」 등. 편저 「백석시전집」 등. 「지나온 자죽마다 눈물 고..